안녕하세요. 저는 손고은이라고 합니다. 프로듀서명으로는 mudmud라는 이름을 쓰고 있고, 부를땐 그냥 편하게 이름으로 불러주시면 됩니다.

이 페이지는 제 첫 정규앨범에 대한 이야기를 편하게 써보려고 만들었어요. 공식 앨범 소개글에 글을 적으려니 자꾸 멋있게, 심플하게.. 뭐 이런식으로 꾸미려고만 해서 그냥 솔직하게 긴 글로 설명해보려고 만든 페이지 입니다. 제 코딩 실력의 한계로 페이지 내의 별 다른 기능은 없지만 곡에 대한 설명글을 읽으시는건 무리없으실거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말 주변이 없어서 인터뷰대신 이런 글로 남기지만, 아래의 글을 읽으시며 음악을 들으시다가 더 궁금하신 점 질문DM 남겨주시면 또 추가하여 페이지 업데이트 해놓겠습니다 !)

한때 제가 지치지 않는, 모순이 없는 기계였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던 적이 있었는데요, 인간이라서 무얼 하기로 결심하고 달리다가 또 인간이라서 심적인 지침 때문에 항상 좌절하게 되고.. 그런 과정에서 항상 다시 그냥 다 리셋하고 처음으로 되돌아가고 싶다는 생각을 하곤 했습니다. 막상 내가 그렇게 지치면서, 사람이기 때문에 일어나는 이세상의 많은 결핍들과 허점들에 매우 냉정했던 것 같아요. 어느 순간부터인가 세상의 그런 결핍들이 보이고, 각자가 그런 허점이 있기 때문에 그런걸 서로 매꾸며 살아가고 있었다는 시각으로 세상이 보이기 시작하면서 그런 내용들로 앨범을 꾸려보고 싶다는 생각으로 시작한 프로젝트입니다.

앨범커버를 제작해주신 희연님께서 이 이야기를 듣고, 계속 달리고 있는 '말'의 이미지를 떠올려 주셨구요. 그 안을 매꾸고 있는 여러 조립품들을, 서로서로를 매꾸고 있는 사람들의 모습에 빗대어 여러가지 질감으로 표현해 주셨습니다. 앨범 커버와 트랙 리스트 이미지 덕분에 더더욱 제 노래들이 살아 움직이는 것 같은 느낌이 드는 것 같아요. 정말 감사드립니다 !


[dmud7]

오프닝 곡

미래에 공부하고 싶은 것이 있어서 가끔 수학공부를 하는데요, x/ y 사이의 관계가 유독 특이한 쌍곡선의 방정식그래프(Hyperbolic equation)를 만났던 날이었습니다. 그 그래프의 생김새는 옆의 그림과 같이 생겼고, x 값 하나에 y값이 두개가 대응될 수 있는 특징을 가지고 있어요. 인생은 항상 두가지 선택지 중에서 선택을 해야만 하는 선택의 연속이고, 그 선택을 따라온 여러개의 우연들이 쌓여 아예 걸어가는 방향, 생각할 수 있는 범위 자체가 달라지기도 하는것 같습니다. 어떤 선택이 더 좋은 선택일지, 고민은 이제 안하기로 했어요. -가 영원히 -는 아니더라구요. 같은 상황이여도 다른 답을 내놓는 세상을 마주보며, -를 기꺼이 받아들이며 쓰기시작한 곡입니다.

오프닝 곡을 뭐로 시작하면 좋을까 고민이 많이 되었었는데요, 그냥 사운드 적으로 나를 가장 잘 보여줄 수 있는 곡으로 하자! 하여 이곡을 선택했었습니다. 재기발랄한 사운드로 서막을 여는 이 곡이 앨범을 파악하시는데에 첫곡이 도움이 되셨기를 ..

같이 머리맞대어 곡을 완성해준 Sonakonadore, Haey, Oat 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리며 ! 코흘리며 음악공부했던 시절을 같이 보내고, 몇년이 흘러 아직까지 같이 음악할 수 있음에 진심으로 신났었던 나날들 이었습니다.

01. Graph (Feat. HAEY)

다시 돌아오는것. 영원회귀

항상 저는 모든 일에 임할때 이게 처음이 아니라 한.. 세번째 기회인것처럼 임해보자! 하며 다시 안 올 기회라고 생각하며 만끽하려 노력하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뭔가를 죽을듯이 노력해서 이뤄내보고, 다시 또 허무해지고, 다시 또 무언가를 찾아서 죽을듯이 달리다가 달성해내면 다시 또 허무해지고, 이런 나날들을 보내다가 ‘무너지기 위해 내가 열심히 준비했던 건가?’ 하는 생각이 들때가 있었어요. 그 시점에 쓰게 된 ‘무너지려 준비하는 자세를 더 열심히 취해’ 라는 가사를 수첩 한 켠에 보관하고 있었습니다.

그런 반복에 지쳐서 허우적대고 있을때 책속에서 발견한 ‘만약 지금의 내 삶이 그대로, 영원히 반복된다면 나는 그것을 받아들일 수 있을까?’ 라는 그 철학자의 질문에서 이 노래를 쓰기 시작했어요. 기쁨만이 아니라 고통과 슬픔까지도 반복이 되어도 괜찮을 만큼 나의 다시 돌아오지 않을 이 순간을 사랑하고 있는지, 실수와 아픔이 반복된다는 전제가 있어도 언젠가 올 행복말고 지금의 이 순간을 온전히 긍정할 수 있는지 .. ‘영원회귀(Amor fati, 운명애)’라는 말을 들어본적은 있지만 어떤 삶의 특정한 순간에서 마주하게 되었을때 깊게 와 닿았던 것처럼 제 음악을 들으시는 불특정 다수 중, 저와 같은 고민을 하고 계신 소수의 어떤 분들께 우연히 닿게 되어 잠깐이라도 생각해 볼 수 있는 여지를 준다면 .. 저는 목적 달성입니다.

이 곡은 멜로디를 만들기 시작했던 때부터 지원님의 목소리를 생각하면서 썼던 곡이었는데요 (한번도 뵌적도 없고, 얘기 한마디 안나눠봤던 상태..였는데 그냥 지원님 목소리 말고 다른 방향은 상상을 못했어요), 음원을 보내드리며 메일을 보내드리자마자 감사히도 참여해주시겠다고 하여 제가 처음에 그려놨던 어둡기도 하면서 맑은 느낌의 음악적인 방향을 재밌게 채워나갔던 곡이였습니다. 특히 코러스 파일들을 받았을때를 잊지 못합니다. 지원님 20명이 노래하는 듯한 느낌 정말 따듯하니.. 아직 거기까지 깊게 들어보지 못하신 분들은 좌, 우 에 집중하여 한번 더 들어보신다면 재밌는 감상포인트가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02. Restart (Feat. Kangziwon)

기분에 날개가 달린것같다.

유일하게 나의 기분을 방해하는 자가 있다면 나 자신 아닐까요. 어렸을때 부터의 방어기제인지 뭔지, 저도 모르게 기분이 좋아지고 들뜨려 할때의 표정과 몸짓을 바로 짓눌러 버리는 저를 발견했을때의 느낌을 잊지못해요. 그냥 성격이 감정기복없이 무덤덤한 성격인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라 내 안의 기분 조절 장치(?)가 있었던 셈이였던 것이죠. 엄청 들떠서 방방거리는 그 기분좋은 상태를 다시 또 기다리며.. 쓰기 시작한 곡입니다. 그런 가사들을 다시 느껴보시며 곡을 들어보신다면 새롭게 느껴지시지 않을까 싶습니다.

이번앨범이 저의.. 뭐랄까 프로듀서로서의 본격 출사표(!) 같은 느낌으로 느껴지셨으면해서 노래를 하지 않으려 했는데요, 결국 또 제 목소리로 전하고 싶은 내용의 이야기가 있어 몇곡은 노래를 부르게 되었습니다. 다른 멋진 분들의 목소리에 비해 담백..하고 멋은 없지만 그래도 창작자의 진솔한 바이브(?)로써 나름대로 느낌은 살아있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또한 이 앨범 속 다섯곡(3, 4, 7, 9, 11번 트랙)의 기타를 헌상이가 채워주었는데요. 제가 원하는 바를 너무 찰떡같이 알아들어줘서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싶고, 녹음 후 함께했던 헌동이 산책이 벌써 그립습니다. 헌동아 거기서도 행복해.

03. Wing

일부러 약점을 만들어 자기자신을 헐뜯는 친구에게

결점이란… 거 그런게 없는 사람이 있을까요. 뭐 누구에게나 있지만 기꺼이 받아들이며 함께 살거나, 아니면 나의 자신있는 강점으로 가리거나! 인 것 같아요. 근데 제 가까운 친구중에 한명이(누가 봐도 정말 괜찮은 친구입니다) 자기의 약점을 계속 발견하려고 노력하면서 굳이굳이 계속 약점을 발굴하는거에요. 옆에서 보기에는 그런거 파내지 않아도(?) 그냥 멋있는 친군데, 자꾸 약점만을 파내며 또 그거에 힘들어하고 그거 해결하느라 (사실은 해결이 되지도 않고, 그거 끝나면 또 다른게 옴) 시간을 다 쓰더라구요. 그래서 또 수첩에 ‘일부러 만들어낸 약점속에, 선을 긋고 넘어오지 않아’ 이런 가사를 보관하고 있었고, 그 문장을 상상하면서 트랙을 완성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자 그리고 이제 이 트랙을 목소리로 완성해주실 분을 찾던 중에 갑자기 쿤디님 목소리가 머리속에 떠오른거에요. 벌스에서는 제가 평소에 진짜 좋아하던 스타일로 랩을 해주시고, 훅에서 살짝 노래해주시면 넘 딱이겠다 !! 해서 연락을 드렸는데요.. (쿤디님과도 일면식 없는 사이… 사실 이번앨범에서 노래해주신 모든 분들 다 (1번 트랙 제외) 한마디도 안 섞어본, 처음으로 용기내어 디엠드린 초면이었는데요.. 모두 다 흔쾌히 참여해주셔서 정말 지금까지도 진심으로 감사드리고 있습니다 🥹) 정말 흔쾌히 참여해주시겠다고 하셔서 진짜 기쁜 마음으로 트랙을 들려드리고 작업을 진행했었습니다. 그리고 처음으로 훅을 보내주셨을때 지하철에서 이어폰으로 감상했었는데요, 1호선 온수-오류동 지나갈때의 그 시끄러운 소음속에서 들려오던 쿤디님 목소리와 멜로디에 감탄했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합니다. 믹스를 해나가면서 써주신 가사들이 하나하나씩 머리속에 박히기 시작했을때 들을때 마다 새롭게 들리는거에요, 써주신 가사들이 정말 좋으니 꼭 제가 말씀드린 주제와 가사를 꼭꼭 씹어가면서 들어보시기를 권장드립니다.

이 곡에서 제일 제가 좋아하는 부분은 2절 벌스와 2:32초 구간에서 나오는 (message from your beloved friend) 요 부분인데요, 거기 쿤디님이 줄여달라고 하셔서 많이 줄였지만(ㅋㅋㅋ) 뭐라고 메세지 던지는지 주의깊게 잘 들어보시면 재밌을것 같습니다. 아 그리고 앨범 준비하는 중간에 쿤디님이 초대해주셔서 flatshop 공연보고 왔는데요, 쿤디판다는 라이브가 그냥 짱이에요. 꼭 보러가세요.

04. Cross finger(feat. Khundi Panda)

일어나지 않는 나에게 _ 모닝콜로부터

갓생 살고싶어요. 그래서 노래 중간에 ‘그런게 멋이라면 안해도 될것같아 이제는 그냥 순서를 바꿀래’ 라는 가사가 있는데요. 저게 아침에 할일 나는 저녁에 하겠다.. 이런 뜻이에요. 미라클 모닝, 갓생 같은거.. 저도 너무 하고 싶은데 제가 잠이 진짜 많거든요. 언제쯤 아침에 모닝콜을 듣고 바로 일어날 수 있을까요? 너무 못일어나서 안일어나면 안되게끔 수학문제 풀어야지만 꺼지는 알람앱도 설치하고, 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다 써봐도 그냥 수학문제를 푸는 속도가 빨라져서 앱을 빨리 종료하는 스킬만 늘어나더라구요. 그래서 그냥 어느날 알람이 나를 보면 얼마나 한심할까.. 뭐 그런생각하면서 쓴 곡입니다. 언제쯤 잠이 좀 줄어들까요?

그래서 그런 주제로 곡을 쓰려니, 도입에 진짜 모닝콜 같이 시끄러운 노이즈와 피아노가 합쳐진 그런 사운드를 배치하고 싶어서 그 둘의 꽉찬 사운드로 시작을 했구요. 이 곡으로 제 자신을 깨워보았지만 역시 일찍일어나는데에는 효과는 없었습니다.

05 From_wakeupcall

이 곡도 2번곡과 비슷한 맥락으로, 끝이 보이는 그런 상황들에서 항상 같은 지도속을 맴도는 것 같다. 하는 생각으로 썼던 곡입니다. 수많은 관계들, 똑같은 상황들이 반복이 될때면 그냥 항상 끝으로 가서 먼저 기다리고 싶다는 생각이 들곤 합니다. 그렇다기엔 너무 집순이긴 하지만. . 아무튼 그런생각을 가지며 0to 와 함께 재밌게 만들었던 곡입니다. 곡의 앞부분부터 코드진행과 사운드로는 신비로운 길을 떠나는 느낌을 만들면서, 가사로는 길의 끝에서 기다린다는 말을 하고 있는 둘의 모순을 생각하며 썼던 곡이라 그 부분을 포인트로 다시 들어보시면 재밌게 다가가지 않을까 싶어요.

이 앨범에서 다른곡들은 모두 혼자 편곡하고, 두 곡만 편곡을 공동으로 진행하였었는데요, 그 두 곡이 0to와 함께한 6번과 11번 트랙입니다. 평소에 제가 가지고 가던 스타일과 다른 시도를 해보고 싶어서 같이 하지 않을래 하고 물어봤었는데, 흔쾌히 같이 작업해줘서 고맙고. . 마감날 새벽 두시까지 안자고 버텨줘서 감사하단 말씀 드립니다.

06. Same Map

그냥 가만히 숨을 쉬는게 물속에 있는것처럼 힘든 사람들이 있다.

‘청년’이란 뭘까요. 한자를 풀이해보자면 푸를 청, 해 년. 여기서 푸르다는 것은 색깔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라 새로움, 생명력의 어떤 의미를 담고 있지 않을까 싶어요. 니체는 청년이 가지고 있는 젊음을 나이가 아니라 태도로 보았는데요, 끊임없이 새로움을 추구하고 그 불안함 속에서 극복하려는 힘을 가지는 그러한 태도를 가진것이라고 말하기도 했어요. 성숙과 가능성의 사이에 놓여있는 그 시기를 저 또한 지나고 있습니다.

그런데 어느날 ‘청년고립자’들에 대한 다큐를 봤어요. 그 다큐를 보고 전세계의 모든 관련 다큐를 찾아보았습니다. 그 속에는 청년이란 글자가 가진 의미와 모순되게 더 이상 새롭고 싶지 않은, 더 이상 문 밖을 달려나가고 싶지 않은 저와 비슷한 나이의 시기를 지나고 있는 많은 사람들이 있었어요. 사실 이 곡에 대한 설명을 쓰는 것 조차 너무 배부른 사람의 위로처럼 느껴질 것 같아 고민하다가 공식사이트에도 앨범에 대한 설명을 하나도 남기지 못했었는데요. 그냥 같은 또래로서, 밖에 나와 따뜻한 햇살을 같이 느끼고 싶어하는 친구로서, 건네는 이야기라고 생각하고 그들에게 닿았으면 좋겠습니다. 말이 입으로 나오지 않을때 눈동자로 말해주면 내가 알아챌거야.

다린님의 목소리가 필요했어요, 깊은 마음의 울림을 만들어서 멀리 퍼져나가면 어쩌면 닿을수도 있겠다! 라고 생각했었거든요. 다린님께 연락을 드리고 관련해서 제가 보았었던 다큐들을 전달드리면서 이런내용의 곡을 쓰려고 하는데 참여해주실수 있냐고 말씀을 드렸는데, 정말 감사하게도 2절의 가사들과 함께, 같이 만들어보자는 답장을 주셨어요. 저보다 이 이야기에 공감하시면서, 끝까지 같이 고민해주셔서 정말 저에게도 느낀점이 많았던 작업이었습니다. 1절은 제가 불렀고 2절은 다린님이 불러주셨는데, 믹스할때도 정말 가까이서 직접 말해주는 듯한 느낌이 들게 하기 위해서 노력했었던 곡이였어요. 그 둘이 이야기를 전하는 방식을 느끼면서 들어보신다면 좋겠습니다.

07. 잠수 (Feat. 다린)

08. 아무 일도 봐 없잖아

보통 걱정했던 일들은 일어나지 않는다, 라고들 하잖아요. 근데 걱정했던 일들이 그대로 일어나는 시기들이 있어요. 그러니 그냥 저는 어떤 걱정을 해서 그게 맞아떨어지는 그런 경험들로 내 하루를 채우지 말고, 그냥 아무생각없이 살다가 다가오는 일들을 맞이하자. 차라리 그게 더 갑자기 다가온 일이니, 아무일도 아닌것처럼 느껴진다. 라고 생각했습니다. 어짜피 태어난 이상 피하는것은 불가능하고 걱정으로 내 생각을 써버리기엔 머리속 용량은 한정되어 있으니까요.

이 곡의 기타로는 형구님께서 참여해주셨는데요. 다른 곡들의 작업을 같이 했었지만 제 곡에 기타를 부탁드리는것은 처음이여서 기대를 많이 했었는데, 처음 받았을때 특유의 리듬과 톤이 제가 딱 원했던 방향이었어서 정말 재밌게 믹스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중간중간 노래의 방향을 잘 견인해주시는 형구님 기타사운드도 잘 들어보시면 또 새롭게 들릴 것 같습니다.

저의 성격에 대해 잠깐 이야기 하자면, 무모한 성격을 가지고 있어요. 뭔가 저지르고 미래의 나에게 맡기는 성격인데, 미래의 나에 대한 강한 신뢰가 있기 때문에 그럴 수 있는 것 같습니다.

아무튼 이곡의 도입을 만들고 며칠동안 한국에서 이곡을 살릴 수 있는 보컬리스트가 누가 있을까.. 고민하다가, 갑자기 제 알고리즘에 떠버린 안재필 상 의 목소리를 듣고 일단 무모하게 같이 하고 싶다고 연락을 했습니다. 연락을 일단 하긴했는데 뒷부분이 없는거에요, 그래서 이틀 만에 재필상이 부른다면? 너무 좋겠다 싶은 생각을 하면서 완성한 뒷부분을 합친 트랙을 들려드리고 만나서 작업을 시작했습니다. 만나서 멜로디 만들고 가사를 짜면서 막 이것저것 불러보았던 작업방식이 너무 재밌었고, 새로웠던 기억이 있습니다.

이 곡이 저의 앨범내에서 유일한 남녀간의 사랑노래인데요, 제 성격을 말하기 시작하면서 무모한 남자의, 장난처럼 시작했던 사랑을 노래해보자! 하면서 스토리텔링을 해나갔습니다. 장난처럼 시작된 관계 속에서 진심을 깨닫고, 불안과 자기 의심을 넘어 상대를 지켜주겠다고 다짐하는 사랑 노래입니다.

제가 제일 좋아하는 파트는 중간에 나오는 재필상의 랩 부분 이에요 ! okay로 시작하면서 솔직해지는 남자의 마음을 표현한 그 부분이 만들면서도 둘 다 너무 좋다 !!! 하면서 만든 부분입니다. 그 파트의 가사를 잘 들어보시면서 다시 들어보시면 재밌게 들릴 것 같습니다.

09. Prophet (Feat. 안재필)

눈물이 많아졌어요. 아마 제 무뚝뚝한 성격을 원래 알고있던 친구들이 들으면 놀랄만한 이야기이긴 한데, 원래 일년에 한두번 흘렸는데, 이제는 세네번? 정도로 조금.. 늘어났습니다. 그냥 뭔가 세상을 유의깊게 지켜보다 보니 어떤 일은 누구에게 우연이 겹쳐 일어나기도 하고, 누구에게는 너무 안 일어나기도 하면서 한순간의 상황이 보여주는 단면적인 모습들의 뒤에 많은 이야기들이 있을지도 모른다며 모든일이 이해되기 시작하더라구요. 그런 생각을 하면서 트랙을 만들어나갔고 트랙내에서 제가 마음에 들었던 부분은 B파트의 코드진행이에요. 제가 만들었지만 들을때마다 하고싶었던 얘기가 사운드로 표현된 것 같은 느낌에, 너무 좋았습니다.

트랙을 완성을 하면서 준상님께 이 곡을 불러달라고 하고 싶다..고 생각하고, 완성을 하자마자 JUNE 님이 군대에 있으실때 그냥 DM을 보냈었고, 잘 듣고 있었다고 하시며 같이 작업을 시작하였습니다. 제대 후에 녹음해서 보내주신 새 멜로디와 가사가 정말 좋아서 제가 표현하고자 했던 바의 마지막 퍼즐이 맞춰졌던 느낌으로 재밌게 작업하였습니다. JUNE 님의 목소리로 완성할 수 있어서 정말 재밌었던 트랙이었습니다 !


10. Crying Room (Feat. JUNE)

이 곡부터 아웃트로입니다. 그래서 ‘Mudtro’ 로 11번 곡 제목을 정했어요. 제 앨범에서 유일하게 가사가 없는 곡 인데요. 앞의 10곡을 쭉 들으시고 각자 모두 어떤 생각을 하셨는지.. 들으시면서 향했던 모든 생각들이 제가 생각한 방향과 같았을지, 아니면 완전 새로운 방향으로 향했을지 너무 궁금합니다. 아마 저도 이렇게 12곡을 담은 첫 앨범을 발매하고, 1년에서 2년정도 일상을 살다가 또 하고 싶은 얘기들이 모이게 된다면 또 앨범으로 돌아오지 않을까 싶어요. 그래서 눈을 감고 가사가 없는 곡을 들으며 앨범의 출구쪽으로 향해가는 모습을 상상하여 이 연주곡을 쓰게 되었고, 11번 트랙에 배치해보았습니다.

이 곡 또한 0to랑 같이 작업한 곡이고, 자연광이 가득한 그 친구의 집에서 하드웨어 장비들을 만지며 작업을 했었던 기억이 너무 생생합니다. 자연광과 룸 어쿠스틱. 그 둘을 모두 얻을 수 는 없는걸까요? 그런곳이 있다면 이사하고 싶습니다. 아무튼 눈 감고 출구로 걸어나가는 듯한 느낌을 받아보시며 다시 감상해보시면 재밌을것 같아요.

11. Mudtro (With. 0to)

이 곡은 마지막 곡입니다. 트랙을 쓸때부터 엔딩을 생각하며 썼어요. 유튜브를 볼때나 간식을 먹을때나 항상 제 손가락은 피아노위에 올라가 있는것 같은데요. 이 트랙을 쓰기 시작한 날도 그냥 건반위에서 이것저것 치고 있다가 이 곡의 앞부분의 코드진행이 좋아서 바로 녹음 버튼을 누르면서 도입부분을 만들었고, 그 이후파트는 술술 끝까지 금방 만들어냈던것 같습니다.

마지막 빙하기가 끝나고 지금의 간빙기를 살고있는 우리는, 여전히 서로를 걱정하는 마음에 다시 얼어붙은 상태로 돌아가지 않을 수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런 가사로 이루어져 있는 이 곡으로 이 앨범을 끝을 맺고 싶었어요. (5월 5일날 만들었어요. 해서 제목이)

여기까지 읽어주신 그리고 들어주신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리며, 모두 각자의 방식으로 이 앨범을 즐겨주십쇼. 저의 기술적인 한계로 이 페이지에 감상평을 남길 수 있는 칸을 만들지 못하였어요 .. 노래를 듣고 개인적인 감상평들이 어떠한지 창작자로서 매우 궁금하기도 하니 어떤 방법이라도 좋으니 몇번 곡이 어땠고, 저 곡은 어떤 느낌이 들었고 하는 메세지(ex. DM, 댓글 etc..) 보내주시면 흥미로울 것 같습니다. 저는 언젠가 다시 또 음악을 들고 돌아오겠습니다. (더 이상의 -mud7은 없어요. 다음 앨범은 Emud7 아닐거에요. 아마도?)

감사합니다 !

12. Kids d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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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i. This is the intro page for the album [dmud7].
I wasn’t sure how much to explain without spoiling your own experience, so I didn’t put anything in the official notes.
That’s why I’m leaving it here instead. Read it while listening—it makes it way more fun. 안녕하세요. 이건 앨범 [dmud7]의 소개 페이지 입니다. 어디까지 자세해야, 들으시는 분들에게 도움이 되면서 감상의 자유를 제한하지 않을지 고민하다가 결국 공식 앨범설명에는 설명을 쓰지 못했어요. 결국 여기에 이렇게 남깁니다. 음악을 들으시면서 찬찬히 읽어나가시기를 추천드립니다.